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시대에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술은 진화했지만, 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의 격차는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고령층, 그리고 사회적 취약 계층 사이에서 정보를 ‘가지는 사람’과 ‘못 가지는 사람’의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까요?
디지털 격차가 아니라, 디지털 이해력의 격차
예전에는 컴퓨터나 인터넷 접속 여부가 정보 격차의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기기에 접근할 수 있느냐의 문제를 넘어,
그 정보를 얼마나 ‘이해하고 해석하며 활용할 수 있느냐’가 진짜 불평등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 학생이 똑같은 태블릿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한 학생은 그것을 단순히 유튜브 시청용으로 사용하고,
다른 학생은 자료를 탐색하고, 디지털 도구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활용한다면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정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차이는 단순한 기회 격차가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이처럼 디지털 리터러시의 수준이 달라지면 정보 접근 이후의 해석력, 문제 해결 능력, 사회 참여의 기회까지 달라지게 됩니다.
가정 환경과 교육 기회의 차이
정보 격차는 단순히 개인의 능력 문제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많은 경우, 디지털 리터러시의 수준은 가정 환경과 교육 기회에 따라 결정됩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부모는 자녀에게 온라인 학습 도구를 소개해주고, 정보 검색법이나 디지털 예절을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 아래 자란 아이는같은 환경에서도 도움받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습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학교는 디지털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학생들이 프로젝트 수업, 온라인 협업 도구, 영상 제작 등을 배우지만,
다른 학교는 아직도 기기 활용이 제한적이고 디지털 교육 자체가 부실한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정보 격차는 사회경제적 격차와 교육 격차를 그대로 반영하는 문제이며,
이 격차가 고착화되면 미래 사회에서의 기회 불균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 해결의 방향: 기술보다 중요한 ‘사람 중심’ 접근
정보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은 단순히 더 많은 기기를 보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계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을 넘어, 디지털 세상에서 ‘제대로 읽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첫째, 학교 교육의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학생이 공평하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 교과 과정 안에서 정보 검색법, 출처 판단, 비판적 사고, 디지털 윤리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둘째, 가정과 지역사회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디지털에 소외된 학부모 세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지역 도서관이나 청소년 센터에서의 디지털 체험 활동 등이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셋째, 플랫폼과 콘텐츠 제공자의 책임도 필요합니다.
교육용 플랫폼은 좀 더 사용자 친화적이고 정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하며,
공공기관은 디지털 리터러시 증진을 위한 콘텐츠와 자료를 보다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을 단지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문해력’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이런 시각이 자리 잡아야 정말로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정보는 연결되어야 기회가 된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는 곧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 있지 않다면, 그 사회는 더 깊은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특히 미래 세대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판단하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힘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기술이 아닌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모든 아이가 공평하게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갖추도록 함께 돕는 것입니다.